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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자 : 2014-04-09
[CEO 칼럼] 남북 건설교류협력 공동체를

국제신문 2014-04-09 (27면)

[CEO 칼럼] 남북 건설교류협력 공동체를 / 이철승

“南 기술 北 인력으로 도로, 철도 건설 나서면 양쪽 경제난 해소 가능”

“남북 민간기업 주도로 건설공동체 꾸려야”

1998년 6월 16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이끄는 500마리의 소떼가 판문점을 넘는 장관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통일의 부푼 기대로 또 한 번 전율을 체험했다. 아버지의 소 판 돈 70원을 훔쳐 고향을 뛰쳐나온 정 회장이 소떼를 앞세우고 오른 66년 만의 귀향길은 분단 45년 만에 민간차원의 합의를 통해 군사구역 판문점을 열어젖힌 첫 육로방북이자 남북경협의 물꼬를 튼 희대의 사건이었다. 소떼 방북으로 누그러진 해빙 무드 위에 남북 정상회담, 문화예술 스포츠 교류, 이산가족 상봉이 이어지고 개성공단 조성, 금강산 관광으로 '꿈에도 소원'인 통일이 눈앞에 이른 듯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으로 고조되던 교류 분위기가 급랭하고 잇단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로 남북관계는 다시 얼어붙고 말았다

김정일 사망과 3대 세습정권의 세대교체기까지 겹쳐 좀처럼 풀릴 것 같지 않던 남북관계가 '통일은 대박'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화두로 다시 용틀임을 하고 있다. 월가의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북한의 성장 잠재력이 실현될 경우 국내총생산 측면에서 통일한국은 7000조 원 규모의 생산요소와 인구 8000만 명의 거대한 내수시장 확보만으로도 향후 30~40년 내에 프랑스, 독일, 일본까지 앞지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외 경제석학들에 따르면 동북아 어느 지역이든 연결이 가능한 통일한국은 대륙경제와 해양경제의 가교 역할로 역내 무역을 촉진시키는 지정학적 허브가 될 수 있다. 현재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연결되어 있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가 한반도의 경원선이나 경의선과 연결되면 유럽과 동아시아가 부산과 직결되는 신실크로드의 탄생을 기대할 수도 있다. 또 남한의 자본•기술력, 고도성장 경험과 남한 대비 20배가 넘는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 우수한 노동력이 결합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예컨대, 연간 수입량이 4500만 t에 이르는 철광석만 보더라도 지구 반 바퀴를 돌아오는 브라질 호주 등지보다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북한시장이 물류 편의나 비용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라는 것이다.

통일은 자연스러운 노동시장 구조조정 효과도 바라볼 수 있다. 남유럽 유로존 국가들이 재정위기로 휘청거릴 때 독일은 오히려 호황을 구가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유로존이 재정절벽으로 내몰린 것은 고임금 구조의 인력시장 개혁 실패로 경쟁력을 잃은 탓도 컸다. 이들이 많은 것을 잃었을 때 독일은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은 1990년에 이뤄진 동서독 통일의 힘이었다. 동서독의 임금격차는 노동력 구조조정을 저절로 이뤄내는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대박을 위한 통일 대비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통일 전후 북한 재건의 첫 단계는 아마도 사회간접자본(SOC)의 확충이 될 것이다. 일본 아베정권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는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공공투자를 대폭 늘려 저성장 늪을 탈출하려는 건설경기 부양책이라 할 수 있다. 재해 복구와 도쿄 올림픽 건설특수를 정책실현 발판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건설산업의 파급효과는 전 산업분야에 그만큼 빠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은 통일 전후 20년간 북한경제 재건비용 중 건설부문의 통일 특수가 도로 34조 원, 철도 24조 원, 산업단지 조성 8조 원 등 30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한다. 우리 건설업계는 이미 금강산 육로관광을 위한 도로건설,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를 잇는 실무접촉을 해온 경험이 있다. 남한은 건설기술과 자본력, 북한은 건설수요와 인력자원의 여력이 충분하므로 조건은 이미 갖춰져 있다. 특히 더는 건설수요 창출이 어려운데다 언어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들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건설인력마저 태부족한 남한으로서는 수요절벽을 극복하고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남한이 투자할 SOC 건설비용은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맞바꿈으로써 북한 건설특수는 남북한 양측의 경제 현안들을 한꺼번에 해소시키는 일석사조의 효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소떼몰이가 동토를 녹였듯이 건설부문의 남북 교류는 관이 주도하는 것보다 남북한의 건설단체가 길을 트고 민간기업이 교류하게 하는 연착륙 방식이 서로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남북 건설교류협력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은 어떨까. 남한과 북한을 연결하는 도로나 철도 건설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결정할 건설계획은 당장이라도 착수할 수 있다. 거시적 안목으로 남한의 건설시장에 북한의 노동력을 참여시키는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세계 경제가 휘청대는 저성장 시대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안겨 줄 통일은 따져 볼수록 축복이자 대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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